날짜 들쑥날쑥. 음씀체/설명맨 오탈자 수정 안 함 - 심한 건 했어요. 2017.07.24 바쿠고는 또 다시 상처 줄 말을 던졌다. 본인이 알아차렸을 땐, 입 밖으로 꺼내진 상황이었고 돌이킬 수 없었다. 바쿠고는 혀를 차며, 뒷목을 짚었다. 저 녀석이면 유약하게 웃어 넘기겠지. 그럼 자신은 더 역성을 내고. 매번 이런식으로 넘어가면 안 되는데 버릇이 되어버...
10. 아침 “일어나. 일어나!” “그, 그만…” “일어나-!” 토도로키는 머리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건 미도리야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간밤에 마감을 끝낸 참이라 잠이 절실한데 이 집 꼬마는 안 그런가 보다. 방을 다다다- 달린 하루가 부엌까지 한달음에 다가갔다. “할머니, 아빠들이 안 일어나!” “어제 밤에 마감했나보네.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요.”...
9. 아포가토 입원 전이었다. 열성이면 열성일수록 쇼크가 올 위험이 높아, 대처능력이 좋은 도쿄의 큰 병원에 입원하기로 했다. 바로 입원하는 건 아니고 한 번 내원했다가 오늘 날짜를 받은 참이다. “엄마, 나 갈 곳이 있어.” “어디 다녀올 일 있니?” “응. 마무리 지어야 할 게 있어서.” 여기까지 말하자 가방을 드신다. 괜찮아요. 괜찮아. 엄마를 안심시...
8. 붕어빵 “이즈쿠.” “…조금만 더.” “이즈쿠, 일어나.” “조금만.” 어깨를 흔드는 손이 떨어진다. 한 푼 온기도 아쉬운 입장이라 흔적을 따라붙다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옷에 박하 냄새와 겨울 냄새가 뒤섞여 있어. 얼굴을 비비적거리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몸에 힘을 풀더라. 착한 강아지네. 중얼거리자 멍. 강아지 짖는 소릴 내며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7. 우동 “쇼토, 어디 가니?” 모처럼 공휴일이다. 토도로키가 문턱에 서서 거실을 보니 물건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후유미는 서랍을 뒤적거리며 뭔가 찾는 눈치였다. 허리를 숙여 쌓여있던 것들을 탁자 위에 올렸다. “마중.” 설명이 짧다. 설명이. 두 눈을 가늘게 뜬 후유미는 이내 말을 말자. 말을 말아. 쓰린 속을 삼키고 허리를 숙여 서랍 깊숙한 곳...
6. 초밥 일정이 좀 바뀌었다. 차를 가져온 이이다를 따라 일요일 날 도쿄로 오게 된 것. 토도로키는 일찍 가는 게 싫은 눈치였지만, 도쿄까지 편하게 간다 하니 그걸로 만족한 모양이었다. ‘전화 하고.’ ‘응’ ‘이불 잘 덮고 자고.’ ‘응’ ‘음식 잘 먹고.’ ‘알겠다니까.’ 어린아이 물가에 내보내듯 잔소리가 붙었지만 말이지. 무릎을 짚어 한숨을 푹 쉬고...
5. 비프스튜 사귄다고 해서 극적으로 변한 건 없었다. 그냥 전보다 더 찾아오고 호칭이 바뀐 것 정도. 대문에 걸어둘만한 변경점이 있다면 도쿄의 삶을 정리하는 것. 아무래도 갈 곳이 있으면 계속 생각이 날 것 같아 깔끔하게 접기로 했다. 엄마는 아쉬운 눈치로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전화로 하긴 힘들어 조만간 올라간다고 했다. 처리할 건 많았지만 시간을 들...
4. 카레 형태라도 유지했던 일상을 엉망으로 만든 건 한 통의 메일이었다. 등골을 타고 흐른 서릿발 같은 바람이 목을 움켜쥐고 머리를 쥐어뜯어 내던진 정신을 바다 속에 던진 기분이었다. 의사와 상관없이 들끓는 감정은 세상을 흐리게 만들어서, 정신을 차렸을 땐 신발도 신지 않고 마당에 나와 있었다. 그 초라한 꼬락서니를 보니 웃음만 나. 가슴을 움켜쥔 채 하...
3. 고구마 고로케와 크림스튜 집이 산 중턱에 있어 밤손님이 잦았다. 대게 불빛에 꾀어 온 날벌레. 가끔 사슴인지, 고라닌지 모를 것이 기웃대다 처마에 말려 둔 무청을 훔쳐 먹곤 했다. 소소한 약탈이라 웃으며 넘어가니, 무청 주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모 어릴 땐 곰이 집 벽을 부셔버렸어. 이즈쿠도 조심하렴.’ 인구수가 적어도 산하나 넘으면 도쿄다. 수도...
2. 가츠동과 소바 “무슨 소리니? 가스 회사에 전화하면 설치 해 줘.” 반찬을 주러 찾아온 이모가 ‘불편한 거 있니?’ 무심코 던진 질문에 ‘생각보다 괜찮아요. 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건 좀 불편했지만, 스토브 쓰는 법도 익숙해졌고.’ 생각 없이 던진 답변은 엉뚱한 사실로 돌아왔다. 같은 마을이지만 거리가 있어 계속 모르던 걸 뒤늦게 안 이모는 깜짝 놀란 ...
1. 밤 조림과 딸기 우유 새벽녘, 산에 다녀온 이모부가 밤이 잘 익었다며 소쿠리 채 가져다 주셨다. 혼자 지내니 짧아지는 건 입이라, 어떻게 해치울까 고민하던 와중 옛 생각이 나 냄비를 들었다. 집이 산 중턱에 있어 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바깥에 말려 둔 장작을 들고 스토브 뚜껑을 열었다. 사용한 첫 날은 얼굴을 새카맣게 태웠는데, 지금은 솜씨가 부쩍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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